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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뜩이는 순간을 찾아서, 게리 클라인의 "통찰"을 읽고

2024-09-21

📚 북클럽 스터디 중 첫 번째 책인 "보이게 일하라"에 이어, "통찰, 평범에서 비범으로"라는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보통 통찰이라는 단어를 쓰기 보다 인사이트라는 말을 사용하곤 하죠. 책을 읽기 전, 제가 본 인사이트를 가진 사람들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구체적으로 기억나진 않지만 그들은 저와 같은 것을 보고 경험했음에도 제가 보지 못한 해결책이나 추가 아이디어를 도출하곤 했습니다.

속담으로는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안다"라고 하는 것처럼요. 그때마다 저는 감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부러웠습니다. 어떻게 저럴 수 있을까? 뇌에 힘을 꽉 주고 집중을 하면 될까? 이런 질문이 오랫동안 제 마음 한구석에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제가 접한 "통찰"이라는 책이 저의 질문에 대해 답을 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저에겐 추상적이고 마법같은 통찰에 대해서요.

📝 독서 목표

이 책은 자기계발서의 일종인데, 저는 자기계발서를 읽을 때 이 책을 통해 얻고 싶은 것을 읽기 전 적어 놓고 시작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남는 게 별로 없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에 제가 설정한 목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통찰은 어떻게 촉발되는가?에 대한 것을 이해한다.
  2. 나의 통찰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 통찰은 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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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찰. 통찰이란 무엇일까요? 저는 머리 위에 전구가 탁! 켜지는 애니메이션의 장면처럼 갑작스럽게 등장하는 무언가라고 막연하게 생각해왔습니다. 필자는 통찰을 다음과 같이 정의합니다:

  • 다른 사람들이 쉽게 보지 못하는 것을 알아채는 능력
  • 기존의 이해나 접근 방식을 갑자기 변화시키는 인지적 과정

조금 더 구체적인 것 같네요. 그러면 이런 통찰은 어떻게 촉진될까요? 필자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크게 3가지 전략으로 정리합니다.

1. 연결과 우연의 일치

연결은 사건이나 정보를 연결해 결론을 도출해내는 능력입니다. 우연의 일치는 불규칙성에 대해 궁금해하고 패턴을 찾아내는 것입니다.

알렉산더 플레밍의 페니실린 발견이 이에 해당한다고 이야기 하는데요, 플레밍이 우연히 발견한 곰팡이가 박테리아 성장을 억제한다는 관찰은, 그가 호기심을 갖고 기존 지식과 연결하지 않았다면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순간이었습니다.

2. 모순

모순은 "그럴 리가 없는데?" 하며 기존에 알고 있던 것과 반대되는 상황이나 아이디어를 마주했을 때, 이것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이를 활용합니다. 기존의 믿음이나 관행에 의문을 제기하고, 그 안에 숨어있는 모순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당연하게 여겨지던 것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이 핵심이죠.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 발견을 이 경로의 예로 듭니다. 기존 물리학 이론에 맞지 않는 모순을 발견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시간과 공간에 대한 기본 가정을 뒤집었죠.

3. 창의적 절망

이 전략은 기존의 방법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직면했을 때, 완전히 새로운 접근 방식을 찾아내는 것을 말합니다. 절망적인 상황을 창의적 돌파구를 찾는 기회로 전환하는 거죠.


이렇게 세 가지 전략을 살펴보니, 통찰이란 단순히 우연히 찾아오는 번뜩이는 무언가가 아니라 특정한 사고 패턴과 태도를 통해 촉진될 수 있는 것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일상에서 이러한 전략들을 의식적으로 적용해 보면, 우리도 더 많은 통찰의 순간을 경험할 수 있지 않을까요?

🚫 통찰의 적

개인, 내 안의 방해꾼

필자는 개인 차원에서 통찰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수동적 태도, 구체적 추론 방식, 그리고 경험에 대한 의존을 꼽습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저는 얼굴이 화끈거렸습니다.

특히 "구체적 추론 방식"에 대한 설명은 저 그 자체였습니다. 회사에서 일하거나 프로젝트를 하면서 시작 전에 설정한 목표와 기한을 맞추기 위해, 종종 해결 방안에 대한 모순을 발견하거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하려다가도 "일단 하자고 한 것 부터 끝내자"라는 생각에 주저했던 순간들이 떠올랐습니다.

이 장을 읽으며, 그동안 많은 통찰의 기회를 스스로 차단해왔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하지만, 이런 깨달음 자체도 하나의 작은 통찰이 아닐까요? 우리의 사고 패턴을 인식하는 것이 변화의 첫 걸음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개인 차원의 장애물들을 의식하고, 더 개방적이고 유연한 사고를 하려고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조직, 통찰을 가로막는 벽

조직은 예측 가능성을 추구하고 실수에 대한 두려움과 완벽성 추구로 통찰을 가로 막고 있다고 말합니다. "전례가 없어서...", "위험 부담이 큽니다" 같은 말들. 새로운 시도를 하려 할 때마다 마주치는 승인 절차들 (사람들을 설득하는 과정)... 필자의 분석은 조직이 어떻게 구성원들의 통찰을 억누르고 있는지 보여줍니다.

하지만 읽으며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이런 조직 문화를 바꿀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 이 부분에서 책의 내용이 조금 아쉬웠습니다. 문제 제기는 명확했지만, 해결책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저는 책을 읽으며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토스처럼 직원들에게 높은 수준의 자율성을 부여하는 것은 어떨까요? 또는 구글의 '20% 시간' 정책처럼 직원들에게 자유로운 프로젝트 시간을 주는 건 어떨까요? 물론 이런 변화를 하루아침에 이루기는 어렵겠지만, 작은 실험부터 시작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조사 과정에서 토스의 이승건 대표의 한 말을 발견했습니다.

성공은 실패가 주는 패배감을 진정으로 두려워하지 않을 때 시작된다.

이 말에서 성공한 쌍둥이의 특징을 볼 수 있었어요. 그들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인내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요.

🚀 통찰력을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

책을 읽어가며 가장 흥미진진했던 부분은 바로 통찰력을 키우는 방법들이었어요. 특히 제가 일상에서 바로 시도해볼 수 있을 것 같은 전략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1. 연결: 새로운 정보를 접할 때마다 "아, 그렇구나"하고 넘어가지 않고, 대신 "이건 내가 알고 있는 다른 것과 어떻게 연결될까?" 하고 고민해보려 합니다. 마치 퍼즐 조각을 맞추는 것처럼, 새 지식과 기존 지식을 이리저리 맞춰보는 거죠.
  2. 호기심: "왜?"라는 질문을 더 자주 던져보기. "이건 왜 이럴까?", "저건 어떻게 작동하는 걸까?" 이런 질문들이 통찰의 씨앗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3. 모순: 기존에 알고 있는 지식이나 생각에 어긋나는 무언가를 무시하지 않고 주의 깊게 살펴 보기. 오히려 그 차이점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새로운 발견이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이 전략들을 의식적으로 실천하다 보면, 어느새 제 통찰력이 업그레이드되어 있지 않을까요? '통찰 근육'을 키우는 거예요!

🌟 마치며

이 책을 덮으면서, '통찰'이라는 개념이 이제는 구체적이고 실천 가능한 무언가로 다가왔습니다. 물론 이 책이 정답이고 책에서 제시한 방법들만 있는 것은 아닐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사례들을 통한 통찰에 대한 주장이 충분히 납득할 만하고 구체적이었다고 생각해요. 책 안에서 충분히 저에게 도움이 될 부분들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책에서 과학사의 유명한 사례들을 들어 설명한 부분이 특히 좋았어요. 학창시절 과학 수업 때 배웠던 내용들이 어떤 통찰을 통해 이뤄낸 결과였는지 알게 되어서 재밌었습니다. (다만 군사 전략이나 전술 이야기가 나올 때는 좀 어려웠어요. 제 관심사와는 거리가 있어서인지 집중하기가 힘들더라고요.)

그리고 '자연주의적 의사결정론'이라는 방법론! 게리 클라인이 만든 거라는데 처음 들어봤을 때는 정말 이해가 안 갔어요. 하지만 이 접근법이 오히려 필자의 연구에 새로운 시각을 제공했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때론 우리의 고정관념을 깨는 것이 새로운 발견의 시작점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책을 통해 깨달은 중요한 점들이 있어요:

  1. 통찰은 특별한 사람들만의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키울 수 있는 능력이라는 것
  2. 통찰을 가로막는 장애물들이 의외로 우리 가까이에 있다는 것 (심지어 우리 안에도!)
  3. 통찰력을 키우는 것이 개인의 성장뿐만 아니라 조직의 혁신과 성과 향상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점

마지막으로.. 김창준 옮긴이가 서문에서 말씀하신 '의도적 수련'이 너무 궁금해요. 어떻게 통찰력을 훈련하고 기록하시는지 정말 알고 싶어요.

이 책을 읽고 나니, 제 일상이 통찰의 기회가 된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앞에서 정리한 통찰력을 올리기 위한 정신적 습관을 명심하고 발전시켜나가면 저도 제가 부러워 했던 인사이트를 가진 사람이 될 수 있을 것 같네요